‘9시 등교’ 앞둔 경기도 초·중·고 실태조사 나서

입력 2014-08-16 03:14
경기도교육청이 초·중·고교 ‘9시 등교’ 시행을 앞두고 학생 등교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맞벌이 부부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등교 전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이재정 도교육감은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건강한 성장·활기찬 학습을 위한 9시 등교 추진 계획’에 따라 이달 18일부터 30일까지 도내 초·중·고를 대상으로 학생 등교 실태와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실태조사와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 1일부터 9시 등교를 전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발은 거세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이 교육감은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서 “학생들에게 잠잘 시간을 좀 더 주고 가족들과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등교 시간을 늦추겠다”며 시행 취지를 밝혔다. 이에 학부모들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를 혼자 등교시켜야 하는데 사고가 우려된다”며 “(9시 등교를) 학교장 자율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교육감은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단계적 도입 제안에도 “학생들이 100% 이구동성으로 요구하는 것이 ‘9시 등교’”라며 “전면 시행해보고 나쁘면 그때 가서 점검하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달 도교육청이 도내 2250개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등하교 실태를 보면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8시30분, 중학교는 8시∼8시30분, 고등학교는 8시 이전에 등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시 등교를 시행하게 되면 초·중·고교는 30∼60분 정도 등교 시간을 늦춰야 한다.

학생들이 9시에 등교를 완료하면 출석 확인과 아침 조회 등을 마친 9시30분 정도에 수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입수학능력시험이 8시10분에 시작하기 때문에 생체 리듬이 깨져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교육감은 “아침 시간이 여유로우면 공부가 즐거워져 성적도 오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9시 등교는 오히려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