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2세 이하 야구소년들의 월드시리즈에서 29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한국 소년들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윌리엄스포트 발렌티어구장에서 열린 제68회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개막전에서 박지호의 3점 홈런 등을 앞세워 유럽-아프리카 대표 체코를 10대 3으로 대파하고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한국은 18일 2차전을 갖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으로 한껏 국제무대에서 성가를 올린 한국야구이지만 소년들의 잔치인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한국팀이 진출한 것은 무려 29년 만이다. 한국은 1984년과 1985년에 월드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적이 있다. 1984년엔 보성중 김경원, 1985년엔 충암중 심재학이 주축 선수였다. 그러나 이후 일본과 대만의 기세에 밀려 번번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예선에서 탈락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었다.
서울 선발이 대표로 나선 한국은 지난달 세계리틀야구 아시아-태평양 예선대회에서 난적 대만을 준결에서 9대 2로 누른 뒤 결승에서 홍콩을 11대 0으로 제압,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세계 최고의 리틀야구팀을 가리는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는 지역 예선을 통과한 미국 8개 지역 선발팀과 국제 8개 지역 선발팀(아시아-퍼시픽, 캐나다, 멕시코, 호주, 카리브해, 라틴 아메리카, 유럽-아프리카, 일본)이 출전, 미국그룹과 국제그룹으로 조를 나눠 예선전을 치른다. 우승은 각조 1위팀끼리 다툰다.
1947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가 창설된 이후 1966년까지 미국과 멕시코가 우승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1967년 일본 ‘니시도쿄’ 대표팀이 우승하며 아시아쪽으로 물꼬를 틀었다. 이후 리틀야구를 정부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한 대만의 전성시대가 왔다. 중국에 밀려 유엔과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축출당한 대만은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야구와 농구에 집중하며 스포츠 교류를 이어왔다. 대만은 1969년 깜짝 우승을 차지한 뒤 1971부터 1975년까지 무려 4년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이어 1977년부터 1981년까지 5년 연속 우승을 일궜다. 한국은 당시 세계최강 대만과 일본에 밀려 지역예선에서 번번이 떨어졌고 마침내 1984년에 첫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야구계의 무관심과 학원스포츠 중심의 선수육성책으로 지역 선발이 출전하는 리틀야구는 고사위기에 몰렸다. 2006년 한영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이 취임하면서 재도전에 나선 한국은 활발한 국제교류 등으로 경험을 쌓은 끝에 마침내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일본이2007년부터 자동출전권을 얻은 것도 지역 예선을 통과하는데 물론 도움이 됐다.
미국에서 리틀야구는 프로야구 못지않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작은 시골마을인 윌리엄스포트에는 대회기간인 열흘 남짓 30만명이 찾는다. 리틀야구를 관전하려고 2만∼4만명의 관중이 몰린다고 한다.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1955년 9세때 텍사스 중부팀의 일원으로 월드시리즈에서 뛰었다. ‘야구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2월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챔피언팀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면서 연례행사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한국 리틀야구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첫 승 올렸다
입력 2014-08-16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