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김장흡·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오는 25∼30일, 제5회 자궁경부암 예방 ‘퍼플리본’ 캠페인을 펼친다고 17일 밝혔다.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2분마다 1명, 국내에서는 하루에 3명이 사망하는 대표적인 여성 암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상피내암(기암)과 검진으로 쉽게 발견되지 않는 선암이 증가하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자궁경부암 예방주간을 맞아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성석주 교수의 도움으로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자궁경부암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40∼50대 중년 여성에게 호발=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 즉 자궁 입구 문 부위에 생긴 암을 말한다. 자궁문은 산부인과 전문의라면 누구든지 질을 통해 육안으로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자궁경부의 정상세포는 자궁암세포로 변하기 전에 반드시 ‘이형세포’라는 중간과정을 거친다. 보통 자궁암 검사라고 하면 이런 세포 변화를 현미경으로 관찰해서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정하는 것을 말한다.
자궁경부암은 이형세포 단계에서 조기 발견, 암세포로 변하기 전에 암의 뿌리를 제거하는 게 상책이다. 성 교수는 “이형세포가 발견되었을 때 바로 적절한 치료를 하면, 이후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연령층은 40∼50대다. 나이가 증가하면서 발생빈도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자궁경부암 0기는 자궁경부 상피, 즉 자궁문 세포 중 가장 바깥쪽의 겉 세포에만 국한된 초기 상태다. 주로 25∼40세의 젊은 층 여성에게서 발견된다.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출산 경험과 성 경험이 많은 기혼 여성이다. 자궁경부암 발생엔 성생활이나 출산력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성관계 파트너가 많았던 사람일수록 발생빈도가 높다.
또 첫 성교의 나이가 어린 여성일수록, 저소득층 여성일수록 발병 위험이 높다. 성관계로 옮는 전염성 질병, 즉 성병을 앓은 경험이 있는 여성들도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역시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도 자궁경부암 위험인자로 꼽히고 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1년 마다 정기적으로 받아야=자궁경부의 정상세포가 이형세포로 변하고, 다시 암세포로 변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나 징후는 거의 없다.
따라서 하혈 등 어떤 이상 증상이 나타난 후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게 됐을 때는 이미 꽤 많이 진행된 상태이기 쉽다. 자궁경부암도 3기 이상 진행 단계에서 뒤늦게 발견되면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수술 및 생존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정기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뿐이다. 3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1년에 한번씩 ‘세포진 검사’를 받아야 하며, 여기서 이상이 나타나면 확진을 위해 질 확대경 검사나 자궁경부 조직검사도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암세포 발생 전 상태의 이형세포도 3단계로 진행 정도를 구별하는데, 이 이형세포나 자궁경부암 0기일 때에는, 가능한 한 자궁을 보존하는 치료법을 쓴다. 특히 앞으로 임신을 해야 할 젊은 여성의 경우엔 국소적으로 암세포만 파괴하는 자궁경부 전기소작법이나 냉동요법, 레이저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만약 수술을 하는 게 좋겠다는 판정이 나왔을 때도 원뿔 모양으로 자궁경부의 암세포만 도려내는 ‘원추절제술’을 사용해 자궁을 살린다.
침윤성 자궁경부암은 암이 0기를 지나 1기 이상으로 자란 경우다. 이 경우엔 자궁경부를 폭넓게 도려내는 광범위 자궁경부암 근치술이 필요하다. 암세포가 자궁방 결합조직이나 골반 림프절까지 퍼져서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만으로는 완치를 기대하기 힘들 때는 방사선치료 또는 항암제 치료를 병용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성 교수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발암 위험인자 HPV에 대한 면역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며 “자궁경부암을 피하고 싶다면 건전한 성생활 및 균형 있는 식생활과 함께 위생관리와 부인과검진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자궁경부암, 30대 이후 매년 검진받아야
입력 2014-08-18 0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