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의 눈’ 김응용, 4번 중 3번 결과 바꿨다

입력 2014-08-16 04:01

프로야구에서 올 후반기부터 실시된 심판 합의판정(비디오 판독)과 관련해 각 팀 사령탑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비디오 판독에서 번복된 사례가 절반을 넘어서면서 각 팀의 순위 싸움에 큰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부터 15일까지 치러진 후반기 경기 중 총 28차례의 비디오 판독이 있었다. 이 중 심판의 판정이 번복된 것은 14번으로 번복률은 무려 50%나 된다.

비디오 판독으로 가장 재미를 본 사령탑은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과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이다. 김 감독은 총 4번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 3번을 번복시켰다. 한화는 이를 통해 꼴찌 탈출 뿐 아니라 4위 진입에도 한 가닥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실제 지난 6일 삼성 라이온즈전은 비디오 판독의 위력이 가장 크게 나타난 경기였다. 당시 한화는 연장 11회말 1사 1루에서 이창열이 병살타를 쳤지만 김 감독이 1루 판정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 세이프가 선언됐다. 기사회생한 한화는 곧바로 정근우가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를 가져갔다. 이날 이후 김 감독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독수리의 눈을 가졌다"는 우스개 소리를 듣고 있다.

이 감독도 비디오 판독으로 꺼져가던 4강행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 감독은 지난 13일 LG 트윈스전에서 한 이닝에 두 번 비디오 판독을 요구해 모두 판정 번복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번복된 판정은 1-3으로 밀리던 SK에 힘을 실어줬고, SK가 8대 5로 승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반면 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은 비디오 판독에서 가장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 감독의 경우 9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많은 7회의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단 한번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양 감독 역시 4번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 단 한차례 번복을 끌어내는데 그쳤다.

한편 삼성 류중일 감독은 9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적은 1회의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