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하뉴 총점 300점 돌파 목표… 남자 싱글은 아시아세 위력

입력 2014-08-18 03:56
피겨 여자 싱글에서 20년 가까이 강세를 보이던 아시아세가 쇠퇴하고 러시아세가 위력을 떨치기 시작한 것과 달리 남자 싱글은 아시아세가 두드러진다. 소치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시상식은 바로 이런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순간이었다. 일본의 하뉴 유즈루(20), 중국계인 캐나다의 패트릭 챈(24) 그리고 한국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카자흐스탄의 데니스 텐(21)이 나란히 금·은·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빛나는 챈이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휴식을 선언하면서 남자 싱글은 하뉴의 독주가 예상된다. 텐과 소치올림픽 4위를 차지한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3) 정도가 하뉴의 기세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 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을 따낸 하뉴는 ‘마의 벽’으로 불리는 총점 300점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뉴의 역대 최고 점수는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세운 293.25점이다.

현재 남자 싱글 총점 세계신기록은 챈이 2013∼2014 ISU 그랑프리 시리즈 5차 대회인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서 세운 295.27점이다. 당시 챈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세계신기록인 98.52점과 196.75점을 세웠다. 챈이 남자 싱글에서 300점을 넘기는 최초의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부상 여파로 더 이상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김연아의 예전 코치였던 브라이언 오서와 함께 훈련중인 하뉴는 최근 일본 언론을 대상으로 올 시즌 프로그램을 일부 공개했다. 쇼트와 프리 음악으로 각각 쇼팽의 ‘발라드 1번’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선곡한 하뉴의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것은 프리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3회 시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남자 싱글 프리에서 4회전 점프 시도는 2번이 최다였다. 하뉴는 프리스케이팅 전반부에 쿼드러플 살코와 쿼드러플 토룹의 단독 점프를 넣고, 후반부에 쿼드러플-더블 콤비네이션 점프를 넣을 예정이다.

하뉴는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에서 99.84점을 받아 챈의 기록을 깬 데 이어 소치올림픽에서 101.45점으로 또다시 세계 신기록을 썼다. 프리의 경우 그랑프리 파이널 당시 받은 193.25점이 최고점이다. 만약 하뉴가 올 시즌 4회전 점프를 3회 넣은 초고난도 프로그램을 성공시킨다면 역대 최초로 프리 200점의 벽을 넘기게 된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