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금융권 이용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규 대출자나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고정금리 대출자들과 은행 이자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은 불리하게 됐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6월 2.57%(신규 취급액 기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코픽스 추가 하락이 예상돼 이에 연동되는 대출 금리도 더 내려갈 전망이다.
반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통상 변동금리가 고정금리에 비해 낮기 때문에 대출받을 때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며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을 독려한 이후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탄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됐다.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물고서라도 대출을 갈아타는 것이 유리한지 고민에 빠졌다. 이미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어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대환대출 문의에 나서고 있다.
은퇴 후 은행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도 소득이 줄어들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1%대 정기예금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예금금리는 더 낮아지게 됐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비해 금리를 낮췄다. 국민은행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는 5월 말 연 2.54%에서 이달 연 2.29%로 0.25% 포인트 낮아졌고, 우리은행의 '파트너 정기예금' 금리도 2.7%에서 2.5%로 0.2% 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하로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예금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금리는 시장금리를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에 1∼2주 지켜본 뒤 금리가 조정될 것"이라며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예측해 선반영하긴 했지만 마진이 축소되면 금리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와 시너지를 일으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LTV·DTI 완화에 이어 금리 인하 조치를 기다리던 대기 수요자들의 시장 참여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0.25% 내리면 시중은행 대출이자는 보통 0.11∼0.12%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기준금리 인하] “중도상환수수료 물더라도 대출 갈아탈까”… 고정금리 대출자 셈법 복잡
입력 2014-08-15 0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