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동부 케냐를 에볼라출혈열 발생 가능성이 아주 높은 ‘발생 위험국’으로 지정하면서 기존 서아프리카에 이어 동아프리카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WHO는 에볼라 발병 상태에 따라 회원국들의 범주를 △기니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등 4개 에볼라 발생국가(카테고리1) △에볼라 발생 위험국(카테고리2) △그 외 다른 국가(카테고리3)로 분류했다. 그리고 케냐를 ‘감염된 국가들과의 인적 교류가 많거나 인접한 국가, 에볼라 전염이 확인됐거나 가능성이 큰 국가’로 규정한 발생 위험국에 포함시켜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케냐는 아프리카 교통의 허브로 매주 70편의 항공기가 서아프리카를 오간다.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케냐 정부는 에볼라 발생국가로의 운항을 금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WHO는 케냐 역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감시체계가 절실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에볼라 사태의 발원지 중 하나이자 최대 피해국인 기니는 대통령령으로 ‘국가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통제 강화와 여행 제한, 시신 이동 금지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WHO는 지난 11일 현재 에볼라 사망자 1069명 중 기니에서만 510명 감염에 37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라이베리아가 670명 감염에 355명 사망, 시에라리온이 783명 감염에 334명 사망, 나이지리아가 12명 감염에 3명 사망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각국에서는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의약 대책들이 쏟아졌다. 로나 앰브로즈 캐나다 보건장관은 캐나다 연방 공중보건청이 개발한 에볼라 백신 1000명 분량을 WHO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검측할 수 있는 진단시약이 개발돼 승인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캐나다 정부로부터 에볼라 백신 생산허가를 받은 미국 제약회사 뉴링크 제네틱스도 곧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착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험단계 치료제들이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한 서아프리카에 즉각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현재까지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된 유일한 치료제인 ‘TKM-에볼라’를 만든 캐나다 제약사 테크미라조차 여전히 캐나다 정부, WHO와 사용 방안에 대한 논의를 마치지 못했다. 테크미라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머레이는 “아프리카 환자들에게 약을 제공하기 위한 규제 기준이 아직 명확치 않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에볼라 감염, 동아프리카 확산 비상
입력 2014-08-15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