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질소 과자’ 불신 타고… 편의점 PB 과자 날개

입력 2014-08-15 02:56

“양이 두 배니 나트륨도 두 배겠지.”

수입 과자가 국산 과자보다 나트륨이 많다는 최근 보도를 본 네티즌들의 조롱 섞인 반응이다. 실제 보도는 일정량을 놓고 성분 비교를 한 것이지만 과대 포장 등 국내 제과업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이런 반응을 낳고 있다.

‘질소 과자’ ‘국내외 제품 차별’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국산 과자에 대한 불신은 수입 과자에 대한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과업체 브랜드(NB)에 비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 PB 과자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편의점 CU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PB 스낵 매출 비중이 전체 스낵류 중 32.7%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2011년 20.2%였으나 올 들어 30%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다른 편의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GS25는 2011년 16.9%이던 PB 스낵 매출 비중이 올 들어 20%에 육박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관련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이들 제품의 매출 증가율 역시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NB 제품의 인기를 능가하는 대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CU의 ‘콘소메팝콘’은 지난해 말 기준 전년 대비 115.1%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CU 전체 스낵 판매 1위에 올랐다. 대표적인 스낵 제품인 농심 ‘새우깡’보다 판매량이 2.5배 이상 많았다. GS25의 PB 제품인 ‘버터갈릭맛팝콘’도 올 들어 GS25에서 판매된 스낵 제품 중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이다. 세븐일레븐의 ‘체다치즈맛팝콘’과 ‘초코별’ 스낵 역시 인기 제품이다.

대부분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출시되는 PB 과자는 별다른 광고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한 입소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NB 제품에 비해 비교적 싼 가격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실제 CU에서 판매되는 PB 제품 상위 10개의 평균가격은 1080원으로 NB 제품의 상위 10개 평균가격(1343원)보다 20% 정도 낮았다.

이호전 세븐일레븐 PB 팀장은 “PB 과자는 기존 NB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매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대기업 제조사보다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소량의 차별화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