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교황 방한일에… 北, 방사포 5발 동해로 발사

입력 2014-08-15 03:34
북한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14일 동해상으로 신형 방사포 5발을 잇따라 발사했다. 내주 열릴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반발 메시지로 보인다.

북한은 교황 전세기가 서울에 도착하기 직전인 오전 9시30분과 40분, 55분 3회에 걸쳐 원산 일대에서 동북방향 동해상으로 300㎜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거리는 약 220㎞로, 군은 성능 실험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교황이 서울에 도착한 뒤 오후 12시56분과 1시5분에도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동해로 쐈다.

북한은 전 세계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된 때 무력시위를 감행함으로써 대내외에 미칠 영향력을 극대화했다. 지난달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전에도 방사포와 미사일을 집중 발사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서만 17번째다.

무력시위에 앞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의 지난 11일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제의에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성명에서 △주한미군 철수, 남한의 '외세의존정책' 중단 △6·15공동선언 등 기존 남북 합의 이행 △한·미 군사훈련과 5·24 대북 제재조치 등 적대행위 중지를 요구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UFG 연습 중단 요구를 일축했다.

북한이 오후 4시 마감하는 판문점 연락관 근무를 연장하자고 제안해와 한때 고위급 접촉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오후 7시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김대중평화센터 앞으로 보내는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명의 통지문을 우리 측에 전달해왔다. 북한은 5주기인 18일 오전 8시쯤 개성공업지구에서 고위급 인사가 화환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새벽 북한 주민 2명이 인천 강화군 교동도로 헤엄쳐 와 귀순 의사를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50대와 20대 부자지간으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