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에서 포지션별로 최우수 선수 10명에게 시상하는 골든글러브는 기자단 투표를 통해 선정됩니다. 올해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외국인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요?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인 이후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99년 롯데 자이언츠의 펠릭스 호세와 한화 이글스의 댄 로마이어를 시작으로 2009년 KIA 타이거즈의 아퀼리노 로페즈까지 10명뿐입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지 않으면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 어렵습니다. 98년 OB 베어스의 타이론 우즈가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MVP를 차지하고도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에게 밀린 것이 대표적입니다.
2년 전인 2012년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을 삼성의 장원삼이 넥센 히어로즈의 브랜든 나이트를 제치고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과거 우즈가 이승엽에게 밀린 것은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첫 해라 그럴 수 있었다 치더라도 10여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외국인 선수를 차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나이트는 30경기에서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를 기록해 평균자책점 1위, 다승 및 승률 2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기자단 투표에서 27경기에서 17승6패, 평균자책점 3.55로 생애 첫 다승왕을 차지한 장원삼에게 근소한 차이로 밀리고 말았습니다. 이후 기자들 사이에선 골든글러브 투표를 실력이 아닌 인기도 그리고 선수의 국적을 반영했다는 자성이 일었습니다.
올해는 이변이 없는 한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14연속 선발승을 포함해 17승(4패)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는 넥센의 앤디 밴헤켄이 그 주인공입니다. 만약 밴헤켄이 2007년 두산 베어스의 다니엘 리오스(22승) 이후 7년만에 20승을 넘긴다면 MVP도 거머쥘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MVP 후보는 밴헤켄을 비롯해 같은 팀 넥센의 박병호와 강정호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MVP 투표권을 가진 기자단 사이에선 2년전 나이트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밴헤켄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타임아웃] 이변 없는 한… 2014년 투수 골든글러브 밴헤켄?
입력 2014-08-15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