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성들 ‘슬리퍼 항거’… 성차별 정책 항의 표시 SNS에 사진 대거 올려

입력 2014-08-15 02:09
터키 여성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신발 사진을 올리는 방법으로 집권당의 성차별적 정책에 항의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는 터키 여성들이 찍은 수백건의 신발 사진이 올라왔다.

이는 전날 터키 의회 연단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 의원들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려 했던 공화인민당(CHP)의 아일린 나즐르아카 의원을 지지하는 의미다. 여성인 나즐르아카 의원은 여성보호소에 있는 가정폭력 희생자에게 투표권을 주는 법안을 제안했지만 부결됐다. 그는 정의개발당 정권이 성차별적 정책으로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을 조장한다면서 “내 안의 악마가 ‘신발을 던지라’고 했지만 내 신발을 보고 당신들 쳐다보니 그럴 가치도 없다”고 비난했다. 연설 장면이 보도되자 터키 여성들은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유명한 대사인 ‘겨울이 오고 있다’를 패러디한 ‘슬리퍼가 오고 있다’는 뜻의 터키어 문장 ‘geliyorterlik’에 해시태그(#·SNS상에서 연관 글을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를 달자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슬람권에서 신발 투척은 모욕을 뜻하며 터키에서 슬리퍼를 던지는 것은 어머니가 자식을 혼내는 대표적 방법이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