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실향민 성도들 십자가의 위로와 힘으로 살아와”

입력 2014-08-16 02:51

“매주 목요일이면 해방촌오거리에서 ‘목요새벽전도대’가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빵과 커피를 제공합니다. 이를 받아 든 사람들은 참 행복해합니다. 특별히 ‘교회 나오세요’라고 말하지 않아요. 하지만 예수 복음이 그들 마음에 자리 잡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3년 전 대구 영락교회에서 해방교회로 부임한 박영국(사진) 목사는 교회 앞 해방촌오거리의 분주함을 성전 앞마당의 활기로 비유했다. 언덕배기 동네 골목골목에서 쏟아져 나온 이들은 오거리로 모여 삶의 터전으로 출근한다. 오거리엔 마을버스 정류장, 그 위쪽에 남산 소월로 버스정류장이 있다.

“해방촌은 1인 가구나 독거노인 등이 많이 살아요. 인구밀집도가 높죠. 이분들에게 ‘아침 식사하셨습니까’라는 현수막은 가족의 인사처럼 들린답니다.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전도하는 일은 교회의 사명이지요. ‘아기학교’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젊은 부부들이 몰립니다.”

해방교회는 교인이 느는 추세다. 실향민 1∼3세대의 강한 결속력이 그 바탕이다. 또 이태원과 홍대 카페문화권이 해방촌까지 닿으면서 복음의 양식을 원하는 젊은 층과 이주근로자들이 늘어난 것도 이유다. 이 교회 또 하나의 특징은 교회 빚이 없다. 청교도적 생활을 지향하는 실향민 교인의 몸에 밴 근면성은 교회 재정을 건강하게 만들었다. 대신 독거노인 등 구제가 필요한 곳엔 여느 교회가 따라오지 못할 만큼 열성이다. 정부의 기초노령연금식 구제를 해방교회가 먼저 해왔다.

“교인들은 성경의 초대교회 성도처럼 십자가의 위로와 힘으로 살아온 분들입니다. 해방촌이 있는 한 해방교회는 ‘말씀 반석’ 위의 집일 겁니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