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오빠와 나] 어른들이 비운 자리를 우애로 채워가는 남매

입력 2014-08-15 02:38

내 이름은 송단추. 나는 일곱 살이고 오빠는 열네 살. 우리는 일곱 살 차이다. 오빠는 나를 놀리려고 태어난 사람 같다. 나를 놀리는 ‘단추 노래’를 백 개도 넘게 지었다. 무엇을 물으면 엉터리로 알려주고, 매일 나를 골탕 먹인다.

엄마는 이불 가게를 하느라 밤 아홉시까지는 단추랑 놀아줄 수 없다. 아빠는 단추가 네 살 때 허리를 다쳐 지금까지 누워있다. 엄마 아빠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조금 밉지만, 단추는 오빠가 많이 밉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오빠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 궁리한다.

이상하다. 오빠는 늘 짓궂게 단추를 놀리지만, 자전거에 치일 뻔한 단추를 구해주기도 하고, 벼룩시장에도 같이 가준다. 쉿! 이건 비밀인데, 나는 오빠가 밉지만 오빠가 내 오빠라서 좋을 때도 많다.

어린이책 ‘오빠와 나’는 두 남매의 성장기다. 오빠가 동생을 돌봐야하는 상황이지만 안쓰럽지 않다. 오히려 어른들이 비운 자리를 우애로 채워가는 남매의 모습이 독자를 미소 짓게 한다.

그림도 따뜻하다. 부드러운 색감과 여백, 위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이나 아이들의 뒷모습 같은 단순한 그림에 수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다.

작가 김양미는 2006년 ‘찐찐군과 두빵두’로 제2회 마해송문학상을 받았다. 단추를 좋아해서 단추를 모으다보니 단추라는 아이가 나오는 글을 쓰게 됐다. 초등학교 3학년이상.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