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전군 주요 지휘관을 다시 소집했다. 육군 22사단 총기 사고와 관련해 지휘관들을 지난달 16일 청와대로 부른 지 한 달도 안돼 국방부 청사에서 다시 ‘군기잡기’에 나선 것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회의에서 군내 가혹행위 사건이 재발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문책하겠다고 강조해 군 수뇌부를 긴장시켰다. 회의에는 전군 주요 지휘관,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위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건”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군 수뇌부를 질타했다. 국방 의무를 위해 헌신하는 젊은이들이 병영 내 참혹한 폭력과 가혹행위 끝에 숨진 데 대한 안타까움도 숨기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 마음으로 장병들을 대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모 마음을 짓밟는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군의 적폐 혁신을 주문하면서 “이순신 장군 같은 지휘관이 돼 달라”고도 했다.
1시간40분간 이어진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병영문화 혁신방안을 놓고 열띤 토의를 벌였다. 엄기학 중장(육군 1군단장)은 “일제 잔재에 의한 서열문화가 너무 오래 남아 있다”며 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우현 소장(해병대 1사단장)은 “사이버지식방(PC방) 실제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 시간대별로 나눠 특정시간에 한 계급만 쓰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구홍모 소장(육군 7사단장)은 “일과 후에는 완전히 퇴근하는 방식으로 (병사) 생활관을 운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사람들이 짐승과 다른 이유는 가치와 목표를 추구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장병들이 복무기간 중 뚜렷한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지휘관들이 도와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또 병영 내 독서문화 확산도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의는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병영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결의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남혁상 기자
朴 대통령 “이순신 같은 지휘관 돼 달라” 주문
입력 2014-08-14 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