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열이 나거나 구토를 하는 등 갑자기 아픈 아이를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365일 자정까지 진료를 하는 병원이 생긴다. 보건복지부는 소아환자가 응급실이 아닌 외래에서 밤늦도록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야간·휴일 진료기관을 지정해 ‘달빛 어린이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병원은 6개 시·도의 8개 소아청소년과 병원이다. 부산성모병원, 부산온종합병원, 대구시지열린병원, 대구한영한마음아동병원, 평택성세병원, 전주다솔아동병원, 포항흥행아동병원, 김해중앙병원 등이다. 이들 병원은 내달 1일부터 365일 평일에는 밤 11시나 12시까지, 휴일에는 병원에 따라 오후 6시에서 자정까지 진료 마감 시간을 늘리게 된다.
지금까지는 늦은 시간 진료가 가능한 소아청소년과가 거의 없었다. 한밤중에 아이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오랜 대기를 거쳐 전공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응급실에 가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경우는 많지 않다. 밤늦게 여는 소아청소년과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응급실을 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의사표현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가 아프면 일단 응급실로 가는 경향이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응급실 내원환자 가운데 31.2%는 소아 환자다. 야간이나 휴일의 경우 가벼운 증세의 소아환자 수가 평일의 4.8배까지 늘어난다. 응급실 이용은 진료비 부담도 크다. 진찰료 외에 응급의료관리료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에 지정된 야간·휴일 진료기관에 인력이 부족할 경우 다른 병원 의사를 일시적으로 초빙해 진료할 수 있도록 촉탁의 활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지역별로 지정기관의 수를 제한해 일정 환자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후에는 사업성과 등을 반영해 지역과 지정기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수술이나 집중치료가 필요한 중증소아환자를 위해 현재 운영하는 소아전용응급실 10개소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하고 숫자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늦은밤 소아과 찾아 발동동? ‘달빛 어린이병원’ 찾으세요
입력 2014-08-14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