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윤 일병’ 방지책은 軍 종교활동 강화

입력 2014-08-14 03:01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13일 열린 ‘병영문화 혁신과 종교의 역할’ 특별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일생 대전대 초빙교수, 박기영 김창제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군(軍)이 위기다.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구타사망사건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남북분단의 현실 때문에 참았던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고, 윤 일병의 유가족은 군 당국에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 사건에 대해 엄벌을 강조하고 나섰다. 군 선교 전문가들은 '제2의 윤 일병' 구타사망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장병들의 신앙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일생(전 병무청장) 대전대 초빙교수는 1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군선교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병영문화 혁신과 종교의 역할’ 특별세미나에서 “최근 군에서는 사회적 추세의 영향으로 ‘무종교의 자유’가 강조되고 ‘1인 1종교 갖기’ 등 종교활동을 강조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장병들의 신앙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1004개 군인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가 어려움에 처한 장병들의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면서 “기독교 군종들의 장병 인격지도 및 상담활동 비중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군종장교가 없는 대대 이하 군종병의 활동 및 지원을 강화하고, 문제병사 치유프로그램에 대한 한국교회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가 장병들의 인성함양과 사고예방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한편, 민간인 성직자의 부대 내 활동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병심리상담코칭학회 선임자문위원 박기영 목사는 ‘사고예방과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목사는 “군대 내 사고예방 대책으로 군종장교와 군종병을 최대한 활용하고, 안전사고 예방과 정신력 강화를 위해 ‘1인 1종교 갖기’를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경을 포함한 군 장병들의 종교활동 참석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이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육군 제9사단 백마기드온교회 김창제 목사는 종교활동을 통한 새로운 병영문화 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목회자 사례비가 거의 없는 대대급 민간 성직자에 대한 후원체계 개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만약 이번 사고가 발생한 부대에 군종활동(목양)의 손길이 조금이라도 미쳤다면 그런 처참한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진한 아쉬움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진중교회의 목양사역(군종활동)은 정말 중요하다. 그러기에 가능한 모든 인적·물적 자원과 시간을 투입해서라도 이런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군선교연구소장 소강석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병영문화 혁신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고자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며 “우리 군이 건강한 청년을 길러내는 인재 양성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미래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로 하나님 앞에 온전히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마음과 지혜를 모아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