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與野 합의 아주 잘된 것” 재협상 거부

입력 2014-08-14 02:37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완구 원내대표와 심각한 표정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요구와 관련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새누리당이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요구와 관련한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 합의 정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당 의원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취해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가 장기 표류할 우려마저 제기된다.

김무성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지난 7일 이뤄진 여야 합의는) 아주 잘된 합의”라며 재협상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 대표는 야당에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안정 및 경제 활성화 법안의 분리 처리를 제안하며 협조를 부탁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에서는 의원 22명이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대부분 특검후보추천위의 야당 추천 몫을 늘려 달라는 새정치연합 요구 등에 대해 수용 불가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남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야당 주장은 사적보복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고조선 8조법 이전 시기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김상훈 의원도 “양당 원내대표가 책임감을 갖고 겨우 이뤄낸 합의가 깨진 만큼 지금은 타협하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의원들의 발언 기조를 봤을 때 당분간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측이 “특검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고 했던 김 대표의 과거 발언을 근거로 역공을 펴는 데 대해선 대응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일단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협상에) 나서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야당의 요구를 계속 외면할 경우 국회 파행에 대한 여당 책임론도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의원은 “야당에 어느 정도 양보하자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지만 어떤 사안을 어떻게 할지 전혀 논의된 바는 없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당분간은 물밑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 같다”며 “세월호 특별법만이 아니라 민생법안 처리 등 전체적인 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워낙 (의원들의 의견이) 완강해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