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자살 여군 중위’ 성희롱 피해 의혹… 전면 재조사

입력 2014-08-14 02:23
국민권익위원회는 2010년 3월 강원도 군부대 근무 중 자살한 여군 심모 중위의 사망 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15일 심 중위의 어머니가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권익위는 “심 중위 사망 당시 해당 부대의 대대장이던 A소령이 지난 4월 인천 모 부대에서 여성 장교를 성희롱한 혐의로 지난 6월 징계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심 중위의 자살 역시 성희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재조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A소령은 복무 당시 심 중위를 수시로 대대장실로 불러 단둘이 함께 있으며 성희롱과 언어폭력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당시 같은 부대에 복무했던 여군 1명도 심 중위와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추가 피해자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해당 부대는 당시 군 자체 조사 및 내부 제보에 따른 감찰 과정에서 A소령이 심 중위를 포함한 여군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언어폭력을 행사한 일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구두 경고’를 주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또 국방부는 이 사건을 ‘남녀 간의 애정 문제’라고 결론짓고 지난해 A소령을 중령 진급예정자로 발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재 관련자(참고인) 조사가 80% 정도 완료됐다”며 “심 중위의 사망이 A소령의 성희롱에 의한 것이 확인되면 심 중위에 대한 순직 처리를 국방부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