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태양광과 첨단소재를 주축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제조업 부문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2012년 “10년 후를 내다보고 사업구조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지 약 2년 만에 가시적인 구조조정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방향은 건축자재 사업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석유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 ‘태양광 다운스트림(발전사업 등) 분야 다각화’ ‘첨단소재 분야 육성’ 등 3대 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해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L&C 건축자재 부문과 그룹 계열 제약사인 드림파마를 매각했다. 반면 석유화학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를 추진하고 있다. 13일에는 한화케미칼이 석유화학회사 KPX화인케미칼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대주주인 KPX홀딩스와 특수관계자 지분 50.7%를 42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KPX화인케미칼은 가구, 자동차, 페인트, 신발 등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 TDI(Toluene Diisocyanate)를 생산하는 중견 석유화학 기업이다.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염소를 공급해 왔던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하게 됨으로써 염소를 활용한 전방사업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염소는 한화케미칼의 주력 제품인 PVC와 TDI의 원료로 활용되는 제품이다.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도 발전사업 참여, 유지보수사업 진입, 태양광 소매업체 인수 등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호주에서 주택용 태양광 사업과 에너지 절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엠피리얼(Empyreal)사 지분 4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설립된 엠피리얼은 호주 퀸즐랜드주의 주택용 태양광 소매업자다. 향후 호주 에너지 절감 사업의 선두 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업체이다.
한화그룹은 이외에도 일본, 독일, 중동 등 주요 지역에서 태양광 소매업체 인수 및 발전소 운영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자를 내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첨단소재 분야에서도 사업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는 향후 차량 경량화를 위한 탄소계 복합소재 개발, 전자소재 부문의 나노 프린팅 및 코팅기술 개발 등 첨단소재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화케미칼과 공동으로 사용해온 연구소를 분리·독립하는 한편 연구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는 등 관련 분야 R&D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 등은 사별로 미래를 대비해 오랜 기간 준비해 왔던 작업”이라며 “태양광·소재사업 등 제조업 신성장동력의 역량을 강화하고 한계사업은 정리하는 수순”이라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한화 ‘선택과 집중’ 사업재편 가속도
입력 2014-08-14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