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로 표류하면서 문재인(사진) 의원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문 의원은 특유의 ‘트위터 정치’로 정치 전면에 다시 나섰다. 그는 12일 오후 트위터에 “세월호 유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특별법 만들기, 당연히 집권여당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새누리당은 어쩌면 그렇게 당당하게 그 책임을 외면하면서 희희낙락할 수 있는 것일까요. 우리 정치의 불가사의”라고 여권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문 의원은 박영선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마친 다음날인 지난 8일 박 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재협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가 목소리를 먼저 내자 당 소속 의원 48명의 재협상 요구 성명 발표, 친노(친노무현)계 핵심 전해철 의원의 세월호 특별법 협상 태스크포스(TF) 사퇴 등이 이어졌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의총에서 여야 합의안의 사실상 재협상을 의결했다. 문 의원의 입장 표명이 본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상관없이 당내 강경 흐름을 유도한 모양새가 됐다.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추진으로 박 위원장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자 ‘문재인 역할론’을 벌써 꺼내드는 목소리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자 문 의원이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시켜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재협상 요구를 선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친노 진영에서는 그의 ‘조기 등판론’과 ‘차기 대권 직행’ 의견이 양립한다. 한 친노계 의원은 “대선 이후 문 의원의 당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가 전혀 없지 않았느냐. 이번이야말로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차기 당권 도전을 주장했다. 반면 다른 친노계 의원은 “지금 당권에 나서면 여당의 집중포화만 맞는다. 그러면 대권은 더 멀어진다”고 했다. “지금은 주변을 잘 관리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와 가까운 일부 의원들은 최근 문 의원과의 워크숍을 준비했다 취소했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만 부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당권이나 대권을 당장 언급할 때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다시… 목소리 키우는 문재인
입력 2014-08-14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