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12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을 결의한 것은 유감스럽다. 오늘 전체 조합원 4만7000여명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지만 그동안 부결된 적이 없어 파업은 정해진 수순이다. 지난주 9일간의 여름휴가를 끝내고 돌아와 또 파업하겠다고 나서니 현대차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현대차 노사가 부딪히는 부분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느냐 여부다. 노조는 한국GM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현대차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GM과 쌍용차가 지난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겠다고 한 것도 현대차 노조를 자극했다. 하지만 사측은 현대차 상여금은 대법원의 판단 기준인 ‘고정성’이 결여돼 있어 통상임금이 아니라며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 3월 제기한 소송에 대한 법원 판결을 기다려보자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한국GM이나 쌍용차와 달리 특근과 잔업이 많은 현대차는 대법원 판결을 따를 경우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들과 견줘 임금은 높고 생산성은 절반밖에 안 되는 현대차로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실질적으로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에 맞춰 만 61∼65세로 늘려 달라는 노조의 요구도 지나치다.
지금 현대차는 원화강세와 국내외 싼타페 연비보상 문제 등으로 경영 환경이 극도로 어렵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조938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5% 줄었고 매출액은 1.9% 감소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엔저에 힘입어 씽씽 달리는데 파업까지 벌인다면 세계시장에서 낙오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현대차는 2009∼2011년 3년을 제외하곤 매년 파업을 연례행사처럼 치르고 있다. 올해 파업에 들어가면 3년 연속이다.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해도 부족할 판에 파업하겠다는 것은 회사는 망하더라도 제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이기적 심보다. 현대차 노조는 귀족노조라고 비판받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사설] 현대차 귀족노조 기어코 파업까지 하겠다니
입력 2014-08-14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