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D-36] 손흥민 차출 결국 무산… 이광종號 금 전선 먹구름

입력 2014-08-14 02:01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가 소속팀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소속팀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장밋빛 낙관론만 늘어놓으며 손흥민의 축구대표팀 차출을 자신했던 대한축구협회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28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으려는 대표팀의 도전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날 레버쿠젠 구단에서 손흥민을 차출해줄 수 없다는 공문을 보내와서 16강전 이후부터 합류시켜달라고 재요청했다”며 “이날 오전 구단으로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캘린더에 없는 대회 참가를 위한 소집에 응할 수 없다는 공문이 다시 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인천아시안게임 엔트리에 손흥민을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광종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손흥민을 뺀 20명의 대표선수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축구협회와 대표팀은 손흥민의 대표팀 차출을 낙관했다. 이에 따라 대안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손흥민을 엔트리에 넣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전날만 해도 “손흥민이 처음부터 오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토너먼트부터라도 출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도 채 안돼 레버쿠젠에서 손흥민 차출 불가 통보를 받음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손흥민을 전력의 핵심 카드로 지목하고 전략·전술을 구상했던 이 감독과 축구협회로서는 모든 것을 백지 상태에서 새로 짜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게 됐다.

실제 대표팀과 축구협회는 손흥민과 소문난 절친인 와일드카드 1순위 김신욱(울산 현대)이 함께 출전할 경우 국가대표급 공격진을 가동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출전이 무산됨에 따라 이 같은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일단 대표팀과 축구협회는 손흥민의 포지션인 왼쪽 측면에 설 만한 자원으로 윤일록(서울 FC), 안용우(전남 드래곤즈), 이종호(전남) 등을 주시하고 있다. 윤일록과 안용우는 6월 쿠웨이트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양쪽 날개로 이광종 감독의 선택을 받은 바 있다.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이재성(전북 현대) 등도 이 자리에 활용할 수 있다.

와일드카드 선정도 새로 짜야하는 숙제도 함께 안게 됐다. 당초 축구협회는 김신욱과 김승규(울산) 외에 경험과 수비적인 안정감이 높은 신형민(전북)을 포함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빠진 상황에서 팀에 화력을 높이기 위해 이명주(알아인)가 더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