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0년 전 일제가 식민통치를 위해 조선신궁(朝鮮神宮)을 지으면서 훼손했던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부터 남산 회현자락 중앙광장 일대(448m)에서 진행한 3단계 발굴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시는 현장설명회를 통해 사진과 문헌에만 남아있던 조선신궁의 터도 처음 공개했다. 터 주변에서는 옛 모습을 간직한 한양도성 189.3m 구간의 유구가 발견됐다. 시는 조선 태조 당시 성곽이 축조된 이래 세종, 숙종 이후 지속적으로 보수돼온 흔적을 확인했다.
하지만 일제가 한양공원(1910년)에 이어 조선신궁(1925년)을 짓기 위해 이 일대 성곽을 훼손했다는 게 시 측 설명이다. 실제 연구진은 조선신궁 건물 중 가장 큰 ‘배전’의 콘크리트 기초와 기둥자리를 한양도성 바로 옆에서 발굴했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한양도성의 유구가 배전 기초에서 지하 2∼3m 깊이에 3∼4단 규모만 남아있는 것을 볼 때 조선신궁 부지 조성 시 성곽을 파괴하고 평탄화한 것이 한양도성의 1차 훼손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한양도성 복원을 위해 2009년부터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 구간(총 777m)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여 265.7m 구간을 발굴했다. 시는 발굴 내용 및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설계, 착공해 2016년까지 복원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조선신궁에 훼손된 남산 한양도성 모습 드러내
입력 2014-08-14 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