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가격 유지되면 부채문제 등 해결 가능”

입력 2014-08-14 02:11
남기업 희년함께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13일 “희년운동은 한국교회의 회복과 한국사회의 개혁을 이끌어내는 실천적 과제”라며 한국교회 성도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기독시민운동단체인 ‘희년함께’(공동대표 벤토레이 예수원 대표 등)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한다. 100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성경 속 희년(禧年·주빌리)의 회복을 모토로 토지정의운동에 이어 부채탕감운동까지 펼치면서 교회 안팎으로 주목받고 있는 단체다.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남기업(44) 희년함께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을 13일 만났다.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토지정의운동’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 하지만 일반인이나 성도들에게 는 여전히 생소한 것 같다.

“우리가 제시하는 ‘토지정의’는 토지 가격을 일정한 선에서 유지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기가 일어나거나 금융권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릴 이유가 없다. 가계부채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토지 문제로 초래된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운동이다.”

-토지정의운동이 성경적으로는 어떻게 접목되는지 궁금하다.

“성경에 등장하는 희년제도에서 핵심은 토지정의다. 희년에는 토지반환과 부채탕감, 노예해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만약 토지가 원 소유자에게 반환되지 않는다면, 즉 토지정의가 먼저 실행되지 않으면 부채를 탕감 받거나 노예에서 해방되더라도 또다시 빚을 지고 노예로 일할 수밖에 없다. 토지정의를 먼저 실현하는 게 관건인 것이다.”

-토지정의운동에서 예수원 설립자인 고 대천덕 신부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렇다. 현 조직의 전신인 ‘한국헨리조지협회’는 1984년 예수원 설립자인 고 대천덕 신부가 만든 단체다. 헨리조지협회는 1996년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성토모)으로 한차례 개칭된데 이어 2010년 7월 지금의 ‘희년함께’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금은 대 신부의 아들이자 예수원 대표를 맡고 있는 벤 토레이 신부가 공동대표로 섬기고 있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부채탕감운동이 눈길을 끈다.

“토지정의는 성격상 광범위한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제다. 하지만 부채탕감운동은 기독교인이든, 일반인이든 누구나 동참할 수 있고, 금융제도 개혁 운동과 병행하면서 신용불량자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다. 이 운동에 이어 추후에는 전기료나 의료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요금대납운동도 구상 중이다. 신용불량자 가운데 이런 공과금을 내지 못하는 이들도 상당수일 것이다. 이같은 ‘희년실천사례’를 많은 크리스천들과 함께 공유하고 확대해가고자 한다.”

-희년함께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감당할 것인가.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한국교회의 회복과 한국사회의 개혁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명령하시고(레 25장), 예수님께서 선포하신(눅 4:18∼21) 희년을 교회에 전파해 한국교회의 성경적 회복을 돕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오는 10월 예정된 3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중·장기 비전과 사업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