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시민운동단체인 ‘희년함께’(공동대표 벤토레이 예수원 대표 등)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한다. 100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성경 속 희년(禧年·주빌리)의 회복을 모토로 토지정의운동에 이어 부채탕감운동까지 펼치면서 교회 안팎으로 주목받고 있는 단체다.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남기업(44) 희년함께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을 13일 만났다.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토지정의운동’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 하지만 일반인이나 성도들에게 는 여전히 생소한 것 같다.
“우리가 제시하는 ‘토지정의’는 토지 가격을 일정한 선에서 유지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기가 일어나거나 금융권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릴 이유가 없다. 가계부채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토지 문제로 초래된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운동이다.”
-토지정의운동이 성경적으로는 어떻게 접목되는지 궁금하다.
“성경에 등장하는 희년제도에서 핵심은 토지정의다. 희년에는 토지반환과 부채탕감, 노예해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만약 토지가 원 소유자에게 반환되지 않는다면, 즉 토지정의가 먼저 실행되지 않으면 부채를 탕감 받거나 노예에서 해방되더라도 또다시 빚을 지고 노예로 일할 수밖에 없다. 토지정의를 먼저 실현하는 게 관건인 것이다.”
-토지정의운동에서 예수원 설립자인 고 대천덕 신부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그렇다. 현 조직의 전신인 ‘한국헨리조지협회’는 1984년 예수원 설립자인 고 대천덕 신부가 만든 단체다. 헨리조지협회는 1996년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성토모)으로 한차례 개칭된데 이어 2010년 7월 지금의 ‘희년함께’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금은 대 신부의 아들이자 예수원 대표를 맡고 있는 벤 토레이 신부가 공동대표로 섬기고 있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부채탕감운동이 눈길을 끈다.
“토지정의는 성격상 광범위한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제다. 하지만 부채탕감운동은 기독교인이든, 일반인이든 누구나 동참할 수 있고, 금융제도 개혁 운동과 병행하면서 신용불량자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다. 이 운동에 이어 추후에는 전기료나 의료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요금대납운동도 구상 중이다. 신용불량자 가운데 이런 공과금을 내지 못하는 이들도 상당수일 것이다. 이같은 ‘희년실천사례’를 많은 크리스천들과 함께 공유하고 확대해가고자 한다.”
-희년함께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감당할 것인가.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한국교회의 회복과 한국사회의 개혁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명령하시고(레 25장), 예수님께서 선포하신(눅 4:18∼21) 희년을 교회에 전파해 한국교회의 성경적 회복을 돕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오는 10월 예정된 3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중·장기 비전과 사업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토지 가격 유지되면 부채문제 등 해결 가능”
입력 2014-08-14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