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8만여명이 관심병사… 매년 4천여명 조기전역 “전역 후 불이익 우려 조기전역 원치않아”

입력 2014-08-13 01:52
심리적인 문제가 있어도 병역자원 부족 때문에 현역에 계속 복무해야 하는 ‘관심병사’가 갈수록 늘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해 현역 입영자 32만2000여명 가운데 심리이상자는 2만6000여명, 입대 전 범법자는 52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상당수가 관심병사로 분류된다. 현재 육군 전체적으로는 8만811명의 관심병사가 있으며 전체 병력의 23.1%에 달한다.

이 중 자살계획 및 시도 경험이 있는 등 사고유발 고(高)위험군인 A급(특별관리대상)은 8634명으로 2.5%를 차지한다. 원만하지 못한 성격으로 돌발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는 B군(중점관리대상)은 1만9530명으로 5.6%다. 입대 100일 미만자나 허약체질, 특이성향을 가진 C급(기본관리대상) 관심병사는 5만2647명으로 15% 정도다.

병사들은 징병검사와 신병교육대(전입 2∼3주 후), 이병 및 일병(6개월에 1회), 상병 및 병장(연 1회) 때 인성검사를 받게 되는데 이때 관심병사 여부가 식별된다. 사고발생 가능성이 큰 병사는 지휘관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전담마크맨(병사)을 1명씩 지정해 자살이나 탈영을 예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휴가 중 외부에서 자살할 경우 군으로서는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 또 비전캠프나 그린캠프 같은 치유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나 실효성이 크지 않다.

이들 관심병사는 조기 전역시키는 게 부대 운영이나 전력 활용에 더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년 복무 부적합으로 조기 전역하는 병사는 4000여명이다. 하지만 관심병사들을 조기 전역시키기가 쉽지만은 않다. 군 관계자는 “부모나 관심병사 본인이 전역 후 사회생활에 불이익이 있을 것을 우려해 조기 전역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휘관들도 ‘관심병사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조기 전역시킨다’는 비난과 진급 시 불이익을 우려해 전역시키기를 꺼린다.

하지만 관심병사들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전투력 손실도 적지 않아 획기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