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뉴스] 어릴적 ‘산전수전’ 아이들 방황 이해 멘토로 꿈 나눌것… ‘라뷰티코아’ 김현태 대표

입력 2014-08-14 02:45
“국무총리든 슈퍼스타든 제가 숙이라면 무조건 머리를 조아리죠.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웃음)

국민일보 ‘꿈나눔 캠프’ 아이들의 멘토가 된 뷰티살롱 ‘라뷰티코아’ 김현태(43) 대표는 지난달 18, 24일 두 차례 캠프 아이들과의 만남에서 이런 농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아이들은 눈과 귀를 모았습니다. 연예계에 마당발 인맥을 가진 데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극복한 그의 스토리는 흡인력이 강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처지와 다를 바 없었던 그가 들려주는 성공 스토리에 빠져들었습니다.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규석(이하 가명·18)과 메이크업 전문가를 꿈꾸는 민희(17·여)의 경우 더욱 그랬습니다.

김 대표는 부모님의 연이은 사업 실패로 인천 변두리의 할머니 댁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지독한 가난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으며 중학생 때부터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미성년자라 취업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그는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며 불량 청소년으로 성장했습니다. 노태우정권 때 ‘범죄와의 전쟁’으로 유흥업소들이 철퇴를 맞자 카지노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19세에 우연히 본 미용사 모습에 매료돼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금호동에서 월 5만원짜리 옥탑방에 살며 미용학원에 등록했습니다. 학원비를 벌기 위해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배고프게 미용기술을 배웠어요.”

그러나 김 대표만의 장점이 있었습니다. 닥치는 대로 여러 가지 일을 하며 몸에 밴 서비스 정신입니다. 김 대표는 업계에서 최고가 되려면 미용기술뿐 아니라 대화 능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를 못 다녔던 단점을 극복하려고 폭넓게 책을 읽었습니다. 20대 중반에 억대 연봉자가 됐지만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독립해 라뷰티코아를 차렸고 현재는 23개 매장을 갖춘 국내 최고급 ‘뷰티살롱’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여러분들은 정말 중요한 경험을 하고 있어요.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절대 모르죠. 사회가 얼마나 냉정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지. 자신감을 가지고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을 갖추세요.”

김 대표는 앞으로도 미용사가 되려는 꿈나눔 캠프 아이들의 멘토로 활동하기로 했습니다. 라뷰티코아는 이들을 위한 인큐베이터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김 대표는 영국이나 미국의 유명 ‘뷰티 스쿨’과 같은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춘 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류로 우리나라 관련 산업이 호기를 맞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학교를 캠프 아이들처럼 불우한 환경 속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요람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