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강을 프랑스의 센강, 영국의 템스강처럼 필수 관광코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강과 주변지역을 활용해 환경생태를 회복하면서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를 복합적으로 제공해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2일 발표한 투자 활성화 대책을 통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한강 관광자원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강, 둔치, 주변지역 등 구역별 특성에 맞는 시설·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전시장과 공연장에 대해선 하천 점용을 허가하고 유휴시설인 한강의 여러 섬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때 수요를 찾지 못해 골칫거리였던 반포대교 인근의 인공 구조물인 세빛섬(구 세빛둥둥섬)은 국제회의 시설로 적극 활용키로 했다. 한강대교 중단에 위치한 노들섬은 문화예술 중심의 랜드마크로 조성된다.
소형 선박을 활용한 레스토랑과 장거리 유람선 등 다양한 형태의 선박을 띄울 수 있도록 유람선에 경쟁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둔치에는 현재 25m 간격으로 규정된 나무 사이 거리 기준을 완화해 휴식 공간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 관광객들이 한강 둔치에 마땅히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한강 주변에는 자연과 조화되는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국공유지를 활용해 공연·전시 시설을 만드는 등 한강 주변 지역과 연계해 개발할 방침이다.
정부는 의욕을 나타냈지만 과연 한강이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강은 양쪽 강가가 아파트로 포위된 데다 북쪽은 강변북로, 남쪽은 올림픽대로로 가로막혀 있어 운치가 크게 떨어진다.
이번 한강개발 계획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의욕적으로 추진됐던 한강 르네상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오 전 시장은 수상택시, 유람선 활성화와 세빛둥둥섬, 노들섬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어느 하나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대부분 용도폐기된 상태다.
1980년대 추진됐던 한강종합개발은 한강의 양쪽 강가에 둑을 쌓아 거대한 홍수 배제 시설로 변모시켰다. 한강과 둔치에 나무를 심고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면 물의 흐름을 방해해 홍수 위험이 높아진다. 둑을 쌓아 강을 가둔다는 기본 개념을 바꾸지 않고는 친수공간으로서의 매력을 찾을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서비스업 투자활성화 대책] 센강·템스강 부럽잖게… 한강, 관광명소로 새단장
입력 2014-08-13 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