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 등에 출연한 미국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로빈 윌리엄스(63)가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티뷰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마린 카운티 경찰국은 이날 오후 12시2분쯤 윌리엄스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예비조사 결과 사망 원인이 질식인 것으로 보이며, 자살로 추정되지만 확실한 것은 조사를 더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의 공보 담당자인 마라 벅스봄은 “그는 최근 심각한 우울증과 싸워왔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 수전 슈나이더는 성명에서 “나는 남편이자 가장 좋은 친구를 잃었고, 세계는 가장 사랑받는 예술가이자 가장 아름다운 한 인간을 잃었다”고 밝혔다.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 의학 법학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읊은 대사처럼 윌리엄스는 예술이라는 낭만을 찾아 평생을 방랑한 할리우드의 명배우였다.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줄리아드 연기학교를 나온 뒤 스탠드업 코미디언(관객과 마주한 채 연기하는 희극배우)으로 기초를 다졌다. 1977년 코미디 영화 ‘캔 아이 두 잇 틸 아이 니드 글래시스’로 데뷔한 후 ‘죽은 시인의 사회’(1989)에서 주입식 교육에 찌든 고교생들에게 자유의 숨결을 불어넣는 교사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피셔 킹’(1991)에서는 광인 연기로 눈길을 끌었고,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에서는 여자로 분장해 가정부로 일하는 아빠이자 이혼한 남편 역으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맷 데이먼과 호흡을 맞춘 ‘굿 윌 헌팅’(1997)에서는 지성적인 교수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70여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TV 코미디 시리즈 ‘모크 & 민디’, 영화 ‘굿모닝 베트남’ ‘미세스 다웃파이어’ ‘피셔 킹’으로 골든글로브상을 받았으며, ‘알라딘’(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으로 받은 특별공로상과 세실 드밀 상까지 합하면 6차례나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는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했다”며 “그는 자신의 무한한 재능을 해외에 파병된 병사들에서부터 소외된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너그럽게 줬다”고 애도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우리를 웃기고 울린 배우 중의 배우’ 할리우드 연기파 로빈 윌리엄스 사망
입력 2014-08-13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