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의 기초가 되는 육상은 한국에서 불모지다. 육상에서도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단거리 종목은 말할 것도 없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장재근이 2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28년 동안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거리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이번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당차게 금메달에 도전하는 단거리 종목이 있다. 바로 남자 400m 계주다.
김국영(23), 조규원(23), 오경수(27), 여호수아(27)로 구성된 한국 남자 400m 계주팀은 12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육상 선수단 발대식에서 한국 육상의 묵은 숙원을 풀겠다고 다짐했다.
팀의 간판 김국영은 “2013년 시즌을 준비하던 겨울부터 상상하지 못할 만큼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면서 “요즘엔 뛸 때 붕붕 날아다니는 느낌까지 난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계주팀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1년 전부터 지금 멤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연습에 매달렸다. 선수들간 호흡이 중요한 계주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었다. 피나는 연습으로 계주팀의 기량은 절정에 달해 있다. 실제 계주팀은 지난해 8월 열린 모스크바 세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39초00을 기록하며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올 6월 홍콩 인터시티대회에선 38초97로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39초 벽을 깨뜨렸다. 불과 1주일 후에 열린 제1회 한·중·일 친선 육상경기대회에선 38초74로 또다시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소식에 대한육상경기연맹도 400m 계주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아시아 1위인 일본 계주팀의 기록이 38초 초반대라는 점에서 불안감도 존재한다. 계주팀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바통터치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강태석 계주팀 감독은 “개인 기량은 일본 선수들에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현재 바통존 15m에서 바통터치가 이뤄지고 있는데 가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를 18m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국영은 “우리는 하나가 돼 뭉쳤다”며 “경기를 하면 할수록 기록이 단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금메달을 딸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계주팀 맏형인 여호수아는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때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D-37] 남자 400m 계주팀 “육상 불모지서 금메달 캔다”
입력 2014-08-13 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