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들에게 투약돼 효능을 보였던 시험단계의 에볼라출혈열 치료제 지맵(Zmapp)이 서아프리카에 처음으로 공급된다. 에볼라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시험단계 치료제의 전면 사용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지맵의 개발사인 미국의 맵바이오제약은 11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치료제 공급을 요청한 나이지리아와 라이베리아 의료진에게 이번 주 중으로 지맵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약사 측은 라이베리아와 나이지리아의 의료진을 선별해 지맵을 공급할 방침이다. 라이베리아 정부는 제한된 물량을 받을 예정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조치는 WHO가 의료 윤리위원회를 열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시험단계의 치료제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를 논의 중인 가운데 나왔다. 위원회에서는 치료제의 안정성과 부작용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을 놓고 여러 의견이 제기됐으며 12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감염 희생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가장 심각한 서아프리카 지역에는 제공되지 않아 인종차별 논란까지 제기됐던 만큼 투약 대상자 선발 기준 등의 원칙을 제시하면서 투약 확대를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WHO는 지난 9일까지 52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모두 1013명으로 늘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감염자도 69명이 추가돼 1848명으로 늘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에볼라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AFP통신은 예방백신 분야에서는 영국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와 함께 연구 중인 백신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치료제 분야에서는 3가지 항체를 혼합해 제조되는 지맵이 가장 유명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완벽히 성능이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 밖에 미국 FDA에서 사용 규제를 완화받은 캐나다산 시험단계 치료제 TKM-에볼라도 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에볼라 임상 치료제 아프리카 공급 결정
입력 2014-08-13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