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청년 경찰총격 사망 파장 확산

입력 2014-08-13 00:53
미국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시에서 경찰이 비무장 흑인 청년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한 항의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연방수사국(FBI)이 직접 조사키로 했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밤 미주리주 최대 도시 세인트루이스 교외의 퍼거슨시 경찰이 지난 9일 숨진 흑인 마이클 브라운(18)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시위대 대부분은 10대와 20대 초반의 흑인이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고교를 막 졸업한 브라운은 퍼거슨시 외할머니 집 근처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직후 “브라운이 경찰이 쏜 총알 수발을 맞고 숨졌으며,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나 유족들은 경찰이 비무장 청년을 살해하고도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두 명의 목격자는 한 백인 경찰이 총을 겨누고 접근하자 브라운이 손을 들었으나 경찰은 연속으로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파문이 확산되자 FBI는 시 경찰 당국과 별도로 사건을 직접 조사키로 했다. 퍼거슨시는 인구 2만1000여명의 소도시로 주민 70%가 흑인이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퍼거슨시 사망사건은 전면적으로 조사할 이유가 충분하다”며 “법무부 민권부서와 FBI는 시 경찰 당국의 협조를 받아 철저하면서도 공정한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2012년 플로리다주의 흑인 고교생이 히스패닉계 자경단 조지 지머먼에게 총격으로 살해된 것을 거론하며 ‘제2의 지머먼 사건’이라는 글이 퍼지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