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묘연한 ‘1번’ 띠지 가방

입력 2014-08-12 01:49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피용 가방 7개를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7개의 가방에는 2번에서 8번까지 띠지가 하나씩 붙어 있었다. 그러나 ‘1번’ 띠지의 가방은 찾지 못했다.

검찰은 1번 띠지가 붙은 가방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도피용 가방이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1번 띠지의 가방 소재를 찾고 있다”며 “가방이 몇 번 띠지까지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1번 띠지의 가방에는 중요한 내용물이 들어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김엄마’ 김명숙씨 언니 자택에서 각각 2, 3, 6, 7, 8번이 적힌 띠지가 붙은 가방 5개를 발견했다. 2∼8번의 띠지가 붙은 가방 7개에는 현금 25억원과 권총 5정 등이 나눠 담겨 있었다. 2, 4, 5, 6번 띠지의 4개 가방에는 현금이, 7번 띠지의 가방에는 사격선수용 공기권총 1정을 포함해 권총 5정이 들어있었다. 8번 띠지의 가방에서는 과거 ‘오대양 사건’(1987년 공예품 제조업체 ‘오대양’ 용인 공장에서 사장과 종업원 등 32명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과 관련된 서류 등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확보하지 못한 1번 띠지의 가방도 유씨의 측근이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가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다. 유씨가 지난 6월 12일 백골의 시신으로 발견된 매실 밭 인근에서 발견된 가방은 김씨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금도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달 검찰 조사에서 “6월 12일 유씨가 숨진 채 발견된 장소에 놓여 있던 천가방은 내 것”이라며 “순천 별장에 놓고 왔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당초 유씨가 현금 20억원가량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다니며 도피 생활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지금까지 확보된 현금으로 볼 때 유씨의 도피 자금은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강희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