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부의 남북 고위급 접촉 제안이 발표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얼굴에는 간만에 화색이 돌았다.
“이렇게 (취재진이) 많이 모인 자리는 반년 만”이라며 “자주 기회를 만들겠다”는 인사말로 시작된 간담회는 1시간30분 가까이 계속됐다. 그간 남북 간 접촉 과정에서조차 뒷전으로 밀리며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는 빈축을 샀던 터였다. 오랜만에 주무부처 장관으로 전면에 나선 류 장관의 어조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류 장관은 특히 본인이 부위원장으로 있는 통일준비위원회가 지난 7일 개최한 1차 회의 ‘성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하면서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고 자평했다. 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여러 번 인용해 통일부의 정책드라이브에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만의 언론 접촉이니만큼 통일부의 비밀주의와 대(對)언론 불통에 대한 질책이 이어지자 류 장관은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며 사과했다. 그는 통준위 회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의 ‘5·24조치 철회 제안’을 제지했다는 논란에 대해 “현안보다는 중장기적 통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화색 돈 柳통일
입력 2014-08-12 0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