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엄마’ 언니집에서 15억 돈뭉치 발견

입력 2014-08-12 01:39
검찰이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김엄마' 김명숙(59·여)씨의 언니 자택에서 권총 5정과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최근 경기도 소재 김씨의 언니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권총 5정과 15억원의 현금 뭉치 등이 담긴 여행용 가방 5개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권총 5정은 '7번'이라고 적힌 띠지가 붙은 가방에 들어 있었다. 실탄은 장전돼 있지 않았으나 총탄으로 보이는 쇠구슬과 길쭉한 납덩어리 수십개가 같은 가방에서 발견됐다.

검찰로부터 권총 제원 확인을 요청받은 경찰은 5정 중에 사격선수가 쓰는 공기권총 1정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총기는 가스총 2정과 구식 권총 2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금 10억원은 '2번' 띠지의 가방에, 나머지 현금 5억원은 '6번' 띠지의 가방에서 각각 발견됐다. 나머지 3번과 8번 띠지의 가방에는 개인 용품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A씨를 상대로 권총의 입수 경위와 함께 현금의 출처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4일 마지막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씨를 다시 불러 권총 입수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지난 4월 23일 금수원을 빠져나가기 직전 김씨에게 가방들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며 "김씨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가방들을 언니 집에 맡겼고, 돈과 물건들을 포장한 비닐테이프를 뜯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가방들을 압수해 열어보는 과정에서 금수원 관계자를 입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유씨의 도피를 총괄기획한 이재옥(49·구속)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지난 5월 27일 검찰에 체포되자 이후부터 순천 지역 도피조를 총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2006년 1월부터 유기농 식품 개발을 담당하는 금수원 식품팀에서 일했으며 2007년쯤 '신엄마' 신명희(64·여·구속기소)씨에게 발탁돼 금수원 대강당 2층의 유씨 집무실에서 조리 업무를 전담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지난 4월 23일 금수원을 빠져나와 신도 집 2곳을 거쳐 5월 3일 순천 별장으로 갈 때까지 줄곧 유씨와 함께 있었고 순천에서도 유씨가 먹을 음식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순천 별장에 은신처를 마련하기 전 경기도 안성의 한 단독주택을 은신처로 마련하기 위해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인천=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