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손, 기독교 어린이까지 참수 만행

입력 2014-08-12 01:36
한 이슬람국가(IS) 대원이 일곱 살 여자아이와 결혼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 어깨를 움츠린 채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아이와 웃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인쿼지터

이슬람 수니파 무장 반군단체인 이슬람국가(IS, 전 ISIL)의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대량 학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 기독교인의 대변인으로 불리는 마크 아라보는 최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IS가 조직적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을 참수하고 있다”며 “악마들이 벌이는 ‘대량 학살’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라보는 이라크 기독교인 출신 미국인 사업가들의 모임인 ‘네이버후드 마켓 어소시에이션(NMA)’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IS 무장대원들은 기독교인들을 보는 족족 살해하고 있다”며 “IS는 기독교인의 가정에 붉은색 잉크로 표시한 뒤 곧 죽이러 올 것이라고 협박한다”고 설명했다. 아라보는 “IS가 점령한 기독인 마을 모술에서 기독교인의 95%는 피난길에 올랐고 5%는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라보는 “IS는 가장 참혹한 방법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국제 사회가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IS의 만행이라고 주장하는 정체불명의 사진과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나이지리아 인터넷 매체는 9일 “IS가 기독교인 가정의 딸을 참수했다”는 설명과 함께 끔찍하게 죽은 아이의 사진을 올렸다. 미국 인터넷매체 인쿼지터는 10일 IS 무장대원이 일곱 살 여자아이와 결혼을 선언하는 장면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진 1장을 게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자료들이 조작됐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IS는 지난 7일 이라크 최대 기독교 마을인 카라코시와 인근 기독교 마을 4곳을 잇따라 점령했다. 미국 기독교매체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2003년 150만명에 달했던 이라크 내 기독교인은 현재 20만명 정도로 급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10일(현지시간) 이라크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폭력으로 어린이들이 숨진 것에 대해 분노하고 이같은 범죄행위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전 세계에 촉구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