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샤오미가 지난 7월 공개한 최신 스마트폰 Mi4는 64GB 모델이 2499위안(약 41만원)으로 사양이 거의 같은 삼성전자 갤럭시S5의 절반밖에 안 된다. 이전까지 10만∼30만원 사이였던 데 비해 가격이 올라가긴 했지만 삼성전자 같은 업체엔 충분히 위협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샤오미의 진짜 강점은 이 회사가 소프트웨어 업체라는 점이다. 샤오미는 2010년 미UI(MIUI)라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커스텀 롬을 제작했다. 커스텀 롬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면서 업체가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변경해 만든 것이다. 샤오미는 자체 앱스토어인 미마켓(Mi마켓)도 운영 중이다. 샤오미는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을 총괄하던 휴고 배라 구글 부사장도 지난해 영입했다. 소프트웨어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조사기관 플러리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앱을 사용하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아이폰을 100으로 했을 때 샤오미는 107%로 아이폰보다 샤오미로 앱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미의 전략은 애플과 구글을 합친 것과 같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면에서는 애플과 닮아 있다. 가격을 낮춰 기기 보급을 확대하고 앱스토어에서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은 구글이나 아마존과 닿아있다. 샤오미 최고경영자(CEO) 레이쥔은 “우리가 저가에 폰을 파는 것은 아마존이 킨들을 파는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 얼리어댑터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원플러스원이라는 업체도 샤오미와 유사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지난달 처음 내놓은 원플러스원 스마트폰의 가격은 16GB가 299달러, 64GB가 349달러에 불과하다. 원플러스원은 커스텀 롬을 제작하던 ‘사이아노젠 모드’라는 팀이 만든 회사다.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거기에 맞춰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중국 업체에 가장 큰 논란거리다. IT 전문매체 엔가젯은 핀란드 보안업체 F시큐어가 샤오미 ‘홍미1S’ 스마트폰에서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사용자 동의 없이 임의로 특정 서버에 전송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에도 샤오미 ‘홍미노트’에서 사용자의 사진과 문자메시지가 임의로 전송됐다는 의혹이 일었다.
애플과 삼성을 모방하는 ‘카피캣’ 이미지도 이들엔 부담이다. 테크크런치는 ‘Mi4가 지금까지 아이폰을 가장 잘 모방한 폰’이라고 지적했다. 레이쥔은 Mi4를 발표할 때 “아이폰을 만든 업체에 생산을 맡겼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中 스마트폰 급성장 비결은… 저렴한 가격+탄탄한 SW
입력 2014-08-12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