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인 네팔을 놓고 경쟁적으로 구애를 벌이고 있다고 독일 공영 라디오 방송 도이치 벨레(DW)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은 아래쪽으로는 인도, 위쪽으로는 중국 관할하의 티베트와 국경이 맞닿아 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달 초 네팔을 방문해 1000억 네팔 루피(약 1조원)를 차관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이 182억 달러(19조원)인 네팔로서는 상당히 큰돈이다. 인도는 또 고속도로 통신망 전력망 등의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네팔 측과 양국 국경을 흐르는 사르다강(네팔명 마하카리강)에 판체스와르댐을 건설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인도의 총리가 네팔을 국빈 방문한 것 자체가 17년 만에 처음이다. 인도는 그동안 교역량이나 정치적 위상이 미미한 네팔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이 네팔에 잔뜩 공을 들이자 뒤늦게 네팔 마음잡기에 나섰다.
중국은 네팔에 티베트 난민들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요구하기 위해 그동안 공항과 통신 등 기간시설에 대규모 원조를 제공해 왔다. 또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의 군사적 동향을 파악하는 전초기지로 네팔을 활용해 왔다. 중국은 히말라야 만년설이 녹아 생긴 6000여개의 하천에서 흘러나오는 수자원에도 눈독을 들여왔다.
모디 총리는 지난 6월 취임 이후 첫 외국 방문지로 또 다른 히말라야의 소국인 부탄을 방문한 바 있다. 부탄 역시 네팔과 마찬가지로 위로는 중국, 아래는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때문에 모디 총리가 작심하고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손병호 기자
“네팔 내편” 국경맞댄 중국·인도, 경제 지원으로 경쟁적 구애
입력 2014-08-12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