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 목사는 프리메이슨 사상을 가진 자들이다. 그들을 따라가면 지옥으로 떨어진다….”(한 인터넷 블로그에 실린 글)
교회와 목사를 타깃으로 삼은 이른바 ‘프리메이슨 음모론’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면서 교계의 적극적인 대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프리메이슨이란 18세기 초 중세 석공들의 조직(길드)을 모체로 한 인도주의적 단체로 출발했으나 근래 들어 종교혼합·다원주의를 표방하고 사탄을 숭상하는 이교도 집단을 지칭하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뒤의 ‘비밀 결사단’ ‘그림자 정부’로 지칭하기도 한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김상복 총장은 11일 “주로 국내 교회 유명 목사들이 프리메이슨 회원에 속해 있다는 루머와 비방을 담은 게시물이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면서 “자칫 한국교회는 물론 전도와 선교활동에도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안이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주요 목회자들 이름이 들어간 프리메이슨 관련 인터넷 게시글은 총 1만1000건에 달한다.
인터넷에는 이들 목회자의 신학·사상 등에 대해 “프리메이슨이 전개하는 종교혼합·다원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등의 출처와 근거 없는 글들이 도배하고 있다. 한 명당 많게는 1900여건에서 적게는 200여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해당 교회와 목사 측은 일제히 “터무니없는 내용이며, 허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최근 들어서는 가톨릭 교황 방문을 앞두고 ‘가톨릭&교황 정체 알리기 운동연대’ 등을 통해 오프라인 상에서도 프리메이슨 관련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말 광주광역시의 한 교회에서 열린 이 단체 집회에서는 한 목사가 ‘프리메이슨의 정체’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종교 분야에 있어 (프리메이슨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종교통합운동이 로마 가톨릭 교황청의 예수회와 프리메이슨의 합동 작전으로 치밀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확한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김 총장은 “프리메이슨과 관련된 인터넷 게시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입장을 직접 표명해야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다”면서 “당사자나 해당 교회에서는 포털 검색 사이트 등을 통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조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교계 황당한 음모론 판친다
입력 2014-08-12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