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與 최고위원회의 자신만만 신고식 “당·청 중간 역할 하겠다”

입력 2014-08-12 01:55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7·30재보선 이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돼 처음 회의에 참석한 이정현 최고위원을 업어주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선거에서 이 최고위원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업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구성찬 기자

“약속을 했으니 해야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하기 전 이정현 최고위원을 불러냈다. 7·30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이 최고위원 당선이 확정됐을 때 “업어주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등에 업히자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대표는 “우리 모두 국민을 업어드리는 새누리당을 만들자”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아까 김 대표가 제 몸무게를 물어서 선거 때 고생한 것을 걱정하는 줄 알고 ‘턱이 없어졌다’고 했는데 저를 업어주는데 참고하려고 그런 것 같다”고 넉살 좋게 말했다.

업어주기 세리머니가 끝난 뒤 회의는 긴장감을 되찾았다. 처음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최고위원은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민들의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1.9%였다”면서 “대한민국 적폐 척결, 혁신은 정치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YTN라디오에 출연해 “당과 청와대 간 제일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저는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이제 국회의원도 됐고 당에서 30년 넘게 일해 온 사람”이라며 “대통령의 뜻과 의중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기 때문에 (당·청 간의) 중간에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야당 호남 출신 의원들은) 긴장 좀 하셔야 한다”고 선수를 쳤다. 그는 “공천만 받으면 슬렁슬렁해도 예외 없이 당선되고, 그래서 지역민들 마음을 얻는 것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선거 행태가 대구·경북이나 광주·전남·전북에서 십수년 동안 계속돼 왔다”고 부연했다. 이 최고위원은 “다른 유권자들이 ‘순천의 이정현은 저렇게 하는데 당신은 뭐요’라고 했을 때 (호남 의원들이) 긴장들 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호남 국회의원들 편한 세상은 다 갔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