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한국과 쿠바 간 문화교류를 위해 일하고 있는 정호연(42·사진)씨가 한국인 최초로 쿠바 영주권을 얻었다. 민간단체 ‘한·쿠바교류협회’ 간사를 맡고 있는 정씨는 지난 4일(현지시간) 쿠바 이민국으로부터 영주권을 획득했다. 1921년 멕시코에서 쿠바로 한인 1세대들이 재이주한 이래 한국인 출신이 비수교국이자 공산권 국가인 쿠바에서 영주권을 얻은 것은 처음이다.
정씨는 10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주권 획득은) 쿠바에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고 양국 간 문화교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기획과 다큐멘터리 영화제작 분야를 공부한 정씨는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한인 후손 프로그램 제작 때 쿠바를 방문했다가 눌러앉았다.
2007년 쿠바 남성과 결혼한 뒤 아들(6)을 낳고 현지에 정착했다. 정씨는 “쿠바는 외부에 다소 왜곡돼 알려져 있지만 문화가 발달한 나라”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쿠바에서 개최된 라틴아메리카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마더’, 임권택 감독 ‘달빛 길어올리기’ 등 8편의 한국 영화를 출품시키기도 했다. 내년 4월 서울에서 처음으로 쿠바영화제를 열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한국인 ‘쿠바 영주권’ 1호 정호연 한·쿠바교류협회 간사 획득
입력 2014-08-12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