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에딘버러, 프랑스에 아비뇽 축제가 있다면 한국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예술축제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9월 25일부터 10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다.
14회를 맞는 SPAF는 지난해 객석점유율 99.7%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올해도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 초청됐다. 7개국 19단체 21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이 중 놓치면 후회할 작품 4편을 골랐다. 예술제를 기획한 임수연(연극)·오선명(무용) 프로듀서로부터 추천받았다.
◇연극 ‘노란 벽지’(9.25∼27 아르코)=SPAF 개막작. 현대 실험연극의 중심이자 독일 베를린 최고의 극장 샤우뷔네가 제작하고, 케이티 미첼이 연출한 작품. 19세기 미국 작가 샬롯 퍼킨스 길먼의 동명 단편소설을 각색해 만들었다. 여성의 억눌린 사회적 자의식과 상처를 다룬 스릴러다. 카메라 4대가 촬영한 배우들의 모습을 무대 위의 스크린에 투사하는 ‘라이브 필름 퍼포먼스’ 기법을 활용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연출작이 아시아에서 공연되는 것은 처음이다.
◇무용 ‘썬(SUN)’(10.8∼9 아르코)=21세기 들어 가장 주목받는 안무가로 꼽히는 영국 호페쉬 쉑터의 최신작. 경련이 인 듯한 몸, 굽어진 등, 아프리카 댄스, 이스라엘 민속무용, 라틴 댄스 등이 접목됐다. 고도로 훈련된 무용수들의 출중한 군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연극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9.26∼28 아르코)=극단 목화 오태석 연출가의 강렬한 현실 풍자와 언어유희가 담긴 작품. 1990년 충돌소극장 개관 기념작이자 92년 제28회 동아연극상 대상 수상작. 친숙한 고전인 ‘심청전’을 모티브로 우리 사회 단면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한국식 블랙 코미디다.
◇연극 ‘코마치후덴’(9.29∼10.2 대학로)=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연출가의 작품.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기시다희곡상을 수상한 극작가 오타 쇼고의 초기 대표작이다. ‘침묵극’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쇼고의 작품에 한국적인 리듬과 정서, 전통음악을 덧입혀 새롭게 창조했다.
한승주 기자
미리 본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세계적 수준작 21작품 무대에
입력 2014-08-12 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