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퇴직연금의 가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수익률이 갈수록 낮아져 은퇴 후 소득보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자산운용 규제완화 등 정책적 지원으로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원금보장형 기준으로 시중은행들의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상품 운용 수익률은 지난 2분기 0.76∼0.81%를 기록 중이다.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기존 퇴직금을 대신해 은퇴 이후 노후자금을 분할 지급받는 금융상품으로, 2005년 도입됐다. 근로자 퇴직 직전 3개월 급여 중 일부를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DB형, 연봉 중 일부를 해마다 저축해 근로자가 직접 운용토록 허용하는 확정기여(DC)형으로 크게 분류된다.
연이율로 환산해 보면 KB국민은행(3.16%), 신한·우리·하나은행(3.04%) 등이 연 3%를 간신히 넘겼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2.92%에 그쳤다. 보험사들을 살펴보더라도 삼성화재(3.00%), 롯데손해보험(3.16%), 삼성생명(3.20%), 교보생명·LIG손해보험(3.32%) 등이 연 3% 초반 수익률에 머무르고 있다. 원금 비(非)보장형 상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동양증권은 지난 6월 “주식 직접투자가 안 되고 주식펀드, 혼합펀드, 임대형부동산펀드에 대해 적립금의 40%만 투자할 수 있다”며 퇴직연금이 안전자산만으로 운용돼 수익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금융투자협회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합리화를 주제로 개최한 정책 세미나에서는 “해외에서처럼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 규제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금융권 “규제 풀어 수익률 높여야”
입력 2014-08-11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