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이라크 북부에서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9일(현지시간) 이틀째 공습을 단행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전투기와 무인기를 동원, 이라크 북부 신자르 지역에서 소수민족 야지디족 주민들을 공격하는 IS에 대해 4차례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미군은 IS의 장갑차와 무장 트럭 4대를 파괴했다. 그 과정에서 적어도 20명의 반군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여러 증거를 볼 때 우리가 겨냥한 모든 목표물이 성공적으로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신자르 지역에 고립된 야지디족 주민들에게 7일 이후 세 차례 물과 식량 등의 구호품을 공수했다. 중부사령부는 “3800갤런이 넘는 물과 1만6000명분 이상의 식량을 C-17 수송기 1대와 C-130 수송기 2대에 실어 투하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이 특수부대를 급파하거나 구호물자를 투하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수십만의 이라크 난민들이 처한 끔찍한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식수와 텐트, 방수포,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한 태양광 발전기 등 구호물자를 실은 C-130 수송기 2대를 이날 이라크로 보냈다.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영국 육군공수특전단(SAS)과 해병특전대(SBS) 소속 특수부대원들이 피난길에 오른 수만명의 이라크 주민들의 소재 파악과 IS 핵심부 제거를 위해 급파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도 곧 이라크에 긴급 구호품을 보낼 계획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반과의 통화에서 “IS의 박해를 받는 피해자 편에 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10일 오전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을 이라크로 보냈다. 파비우스 장관은 북부 아르빌로 건너가 바르자니 수반을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국제사회 개입에도 불구하고 IS는 구금 중인 야지디족 300가구에 개종이 아니면 죽음을 선택하라고 협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야지디족 출신 이라크 의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공습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 결과를 결코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사마 빈라덴이 조직한 과격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예멘 및 아프리카 지부 조직원들이 해당 조직을 떠나 IS로 집결하고 있다고 미 정보기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보 관계자는 “알카에다의 소규모 조직원들이 속속 IS로 전향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미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IS가 미국에 맞서는 상대로 여겨지면서 이슬람 테러분자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직원 영입은 향후 IS의 조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암울한 징조라고 WP는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미군의 개입이 앞으로 얼마나 더 계속될지 구체적인 일정표를 제시하지는 않겠다”며 “수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2011년 이라크에서 철군한 것은 이라크 국민 대다수가 미군의 주둔을 원치 않았기 때문으로, 전투병을 다시 이라크에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투병 파병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한 일정표에서 새로운 이라크 정부의 구성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종파를 아우르는 ‘통합정부’의 조속한 구성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이라크인들을 도와줄 뿐 (내전 상황 종식은) 이라크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이종선 기자bwbae@kmib.co.kr
美, 이라크 반군 4차례 공습 “목표물 파괴 성공”
입력 2014-08-11 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