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김모(72)씨가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미취학 여아 3명을 손금을 봐주겠다며 불렀다. 호기심에 이끌린 아이들이 다가오자 김씨는 손금을 보며 아이들의 다리와 허벅지 등을 태연하게 만지기 시작했다. 김씨는 성범죄 전과가 있었지만 아이들 눈에는 ‘동네 할아버지’일 뿐이었다.
아동과 장애인을 상습 성추행한 노인 등 2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아동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집중 단속을 벌여 20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적발된 20명 가운데 16명은 노인이었고, 사설 어린이집 원장이 3명, 복지시설원장이 1명이었다.
이들은 영세 임대아파트 내 아동과 장애인들의 보호가 취약하다는 점을 이용했다. 주로 놀이터나 공터에서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거나 간식을 주며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애완동물을 만지게 하거나 자전거를 태워주고 “귀엽다”며 환심을 사기도 했다. 그러고 나선 엘리베이터나 계단 등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곳에서 성추행을 일삼았다.
경찰은 아동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자가 지난 2012년 210명에서 지난해 248명, 올해 1월에서 7월까지 201명 등으로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또 61세 이상 노인에 의한 성범죄도 입건자 기준으로 2012년 257명, 지난해 377명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만 2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아동 상습 성추행 ‘나쁜 노인’들 16명 검거
입력 2014-08-11 0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