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에볼라출혈열 비상사태 선포 이후 이번 사태의 진원지 중 하나인 기니가 국경을 폐쇄하는 등 각국이 추가 확산 차단에 나섰다.
레미 라마 기니 보건장관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국경 부근 상황을 고려해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와의 국경을 잠정 폐쇄한다”며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국민의 추가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기니 보건 당국이 밝힌 지난 3월 이후 에볼라 희생자가 367명을 넘어섰고 현재 18명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기니와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국의 국경지대에 대한 접근차단이 이뤄지고 있지만 인근의 가나와 세네갈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해 감염 확산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같은 날 가나 보건 당국은 4명의 에볼라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해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부르키나파소 국적의 환자 1명이 코에서 피를 흘리고 고열 증상을 보이다가 사망했으며 수도 아크라 인근 병원에 격리된 환자 1명도 에볼라 감염 증상이 관찰됐다. 기니와 맞닿은 세네갈에서도 말리 여행 후 귀국한 남성이 감염 증상을 보여 격리 조치됐다.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2명이 사망한 아프리카 최대 인구 국가 나이지리아에서는 전날 감염자 2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격리된 감염의심 환자 수가 139명으로 늘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에볼라 확산 방지를 위한 19억 나이라(약 121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 집행을 승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볼라 사태의 시작을 추적한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12월 6일 기니 남동부 국경마을 구에케도우에서 숨진 2세 남아가 최초 감염자(Patient Zero)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당시 아이가 ‘정체불명의 병’에 걸려 숨진 뒤 1주일 만에 엄마 누나 할머니가 차례로 사망했고 모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였으나 아무도 이들의 병명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이 감염돼 바이러스를 옮겼고 기니 남동부를 중심으로 확산되던 병은 올해 3월에서야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지되기 시작했다.
장 마리 오크워 벨레 WHO 백신 예방접종 책임자는 프랑스 라디오 RFI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에볼라 예방 백신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HO는 다음 달 중으로 영국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예방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미국과 아프리카 국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기니 “에볼라 차단 국경 폐쇄”
입력 2014-08-11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