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 듣는다-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지식복지 욕구 채워주는 사업에 더 힘쓸 것”

입력 2014-08-11 15:26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자원은 한정돼 있지만 철학을 갖고 구정을 운영하면 주민 삶의 질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며 “주민 중심의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관악구 제공

서울 관악구청 1층에는 ‘용꿈 꾸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2012년 11월 문을 연 이곳에는 하루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찾는다. 관악구가 추진해온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사업의 상징이다. 기존 시설을 이용해 큰 돈 들이지 않고, 주민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이 사업의 취지다.

유종필(57·새정치민주연합) 관악구청장은 1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번듯한 건물을 짓는 것보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도서관 확충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신문기자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해 ‘명대변인’으로 활약했고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유 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에 당선된 후 작은 도서관 설립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5개에 불과했던 지역 도서관을 지난 4년 동안 지하철역 무인 유비쿼터스 도서관까지 포함해 43개로 늘렸다.

유 구청장은 “이제는 밥을 굶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지식과 문화에 굶주리는 사람들은 많다”며 “주민들의 지식복지에 대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사업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중·고교생이 방학과 주말 등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 동안 다양한 문·예·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175교육사업’, 성인 대상 ‘인문학 강좌’, 서울대학교 등과 함께 시민대학·미술관강좌·공학캠프 등 110여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관 협력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유 구청장은 이런 정책들이 지난 선거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60.49%)로 재선된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식복지사업은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주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도를 높여줄 수 있는 사업”이라며 “민선 6기에도 이 사업들을 더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서구입비를 늘리고 직장인들을 위해 도서관 개관시간을 오후 10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꼴로 진행해온 한 인문학 강좌는 내년부터 인문학센터를 만들어 매주 한 번으로 늘린다. 청소년들의 진로·직업체험 공간인 교육문화센터도 내년 개관할 예정이다. 그는 특히 장애인의 재활치료와 직업훈련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구립장애인종합복지관 건립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유 구청장은 또 “관악구에 부족한 문화시설 확충에도 힘쓰겠다”며 “경전철 신림선 사업과 맞물려 종점인 관악산 입구 공영주차장에 공연장과 컨벤션시설 등을 갖춘 문화상업복합건물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