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는 스포츠다] ② e스포츠의 역사

입력 2014-08-12 01:36
지난해 10월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1만1000여명의 관중이 들어선 가운데 한국의 SK텔레콤 T1팀이 중국 로열클럽 황주팀을 꺾고 우승이 확정되자 꽃가루가 뿌려지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스타크래프트2 팬들이 지난 9일 서울 한강 세빛섬의 야외무대인 예빛섬에서 열린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통합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다. 3년 만에 야외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결승전에선 3000여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서든어택
국내 e스포츠는 199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가 생겨나며 시작됐다. 이후 리니지,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피파온라인, 리그오브레전드(LOL·League Of Legends) 등이 e스포츠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e스포츠를 통해 젊은 층의 여가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으며, 프로게이머는 젊은 층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업군으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e스포츠의 ‘시작’ 스타크래프트=미국 회사 블리자드가 만든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한국에 정식 상륙했다. 저그, 프로토스, 테란이라는 세 가지 종족으로 구성된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대박을 터뜨렸다. 현재까지 판매된 공식 스타크래프트 게임 타이틀은 300만개가 넘어선다. 불법 카피된 것까지 합치면 1000만개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는 젊은층의 생활 패턴마저 바꿔놓았다. 젊은 층의 여가생활 공간은 당구장이나 오락실에서 PC방으로 옮겨졌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단적인 사례가 있다. 2004년 7월 17일 저녁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선 스타크래프트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결승전이 열렸다. 그런데 이 경기에 무려 10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같은 시각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선 고작 1만5000명이 몰렸을 뿐이었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와 팬들은 ‘1차 광안리 대첩’으로 부르고 있다. 1년 후 2차 광안리 대첩에선 무려 12만명이 몰려와 경기를 지켜봤다.

이후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온라인 게임은 선수와 관중, 팬이 있다는 이유로 e스포츠로 불리게 됐다. 이 같은 인기로 케이블 TV에서도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중계했다. 온게임넷이라는 게임 전문 방송 업체 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인 MBC도 MBC게임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e스포츠 중계에 뛰어들었다.

◇다양한 게임으로 중흥기 맞은 e스포츠=스타크래프트가 성공하면서 e스포츠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는 1998년 서비스가 시작된 후 15개월만에 100만 회원 온라인 게임 시대를 열었다. 또 2007년에는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출시 15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누적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인기에 힘입어 프로야구에도 진출했다.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는 전작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며 흔들거렸지만 곧 인기를 회복했다. 지난 9일 서울 세빛둥둥섬 미디어아트갤러리에서 열린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 결승전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의 경기는 3000여명의 관중이 찾았다. 이 경기는 이 날 하루종일 포털 인기검색어 1∼2위를 오르내렸다.

넥슨이 공급하고 있는 서든어택은 대표적인 온라인 슈팅게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든어택은 국내·외 회원 수 3000만명,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수(26만명)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서든어택 홍보모델은 인기 걸그룹인 걸스데이다.

현재 e스포츠는 리그오브레전드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제작·공급하는 리그오브레전드는 게임트랙스가 집계하는 주간 PC방 점유율에서 11일 현재 106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미국 정부는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들에게 일반 프로 스포츠선수들에게 주고 있는 P1-A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