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 휴전 끝나자마자… 가자 포격전

입력 2014-08-09 04:29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에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가하면서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5일 맺어진 양측의 72시간 휴전은 3일 천하로 막을 내리게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72시간 임시 휴전이 끝나기 무섭게 양측이 다시 맞붙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하마스는 임시 휴전협정이 끝난 8일 오전 8시(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지역을 향해 최소 25발의 로켓탄을 발사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보복을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탱크 포격으로 팔레스타인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여성 1명이 부상했다. 이로써 지난 5일 맺어진 양측의 휴전은 ‘3일 천하’로 끝났다. 지난 한 달여간 가자지구에서 숨진 주민도 1868명으로 늘었으며, 이집트 정부 중재로 카이로에서 진행 중이던 장기휴전 협상도 이스라엘 측이 철수를 공식 선언하면서 무산됐다.

가자지구 경찰은 북부 지역이 이스라엘군의 탱크 공격을 받았고 남쪽의 한 농장도 폭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상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재투입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임시 휴전을 할 때만 해도 이스라엘군은 조건 없이 기간을 연장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군 관계자는 “우리를 위협하던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대부분 파괴했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다만 무장 해제가 선행돼야 하마스가 요구하는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개방 등 핵심 요구조건을 전면 거부한다면 임시 휴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하마스 측은 “장기휴전 협상은 계속 이어갈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지만 이스라엘 정부의 마크 레제브 대변인은 “그들(하마스)이 휴전을 끝냈다”면서 연장 무산책임을 하마스에 돌렸다.

이날 하마스의 로켓포 발사가 협상 전술인지 아니면 가자지구에서의 교전 재개를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이 즉각 반격에 나서고 그에 따른 사상자가 나오면서 양측의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 됐다. 이스라엘 정부 관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전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는 팔레스타인과 휴전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