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이승한(68) 홈플러스 회장이 사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 회장이 8일 오후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을 통해 사내 게시판에 모든 회사 업무에서 손을 떼겠다는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1999년 홈플러스·삼성테스코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된 지 16년 만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업계 12위 홈플러스를 대형마트 2위 업체로 키웠다.
도 사장은 “그동안 쉼표 없이 살아오면서 미처 돌보지 못했던 건강을 회복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지고 싶다는 회장의 희망에 따라 회사는 사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이 회장의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경영이론 연구와 후진 양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현 대표에게 홈플러스 대표이사직을 물려줬으나 홈플러스그룹 회장, 홈플러스 e-파란재단 이사장, 테스코·홈플러스 아카데미 회장, 테스코그룹 경영자문역을 맡아왔다.
그랬던 그가 갑작스럽게 퇴임하자 최근 실적부진을 이유로 사퇴한 필립 클라크 영국 테스코 회장의 거취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유통업계에선 보고 있다.
홈플러스 지분 100%를 보유한 영국 테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7.6% 감소한 5561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클라크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15년 만에 회사 떠난다…연구·후진 양성 전념할 듯
입력 2014-08-09 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