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배모(25)씨는 남모를 가슴앓이 때문에 최근 가슴재건성형수술을 받았다. 얇은 반팔티셔츠를 입고 바닷가를 활보하거나 수영장과 사우나 같은 곳도 남들 눈치 안 보고 맘 편히 드나들고 싶어서다. 그는 ‘폴란드 증후군’ 환자였다.
폴란드 증후군은 가슴 부위를 형성하는 대흉근이 한쪽에만 있어 양쪽 가슴이 대칭을 이루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이 병은 대흉근이 없는 한쪽 가슴이 오목가슴처럼 쑥 꺼져 위축된 반면 반대편 가슴 부위는 정상적으로 불룩해 보기 흉한 게 특징이다. 보통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3배쯤 많이 생기고, 발생 빈도는 2만 명당 1명꼴로 알려져 있다.
이런 폴란드 증후군 ‘가슴’을 정상화시켜주는 재건성형수술에도 로봇이 본격 활용되기 시작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근 성형외과 윤을식 교수팀이 폴란드 증후군으로 고민하는 한 20대 남자 환자의 빈약한 쪽 가슴 부위에 로봇을 이용, 환자 자신의 등 근육을 떼어다 이식해줌으로써 양쪽 가슴의 균형을 맞춰주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가슴 재건성형수술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보형물을 사용하는 방법과, 등 근육과 같이 다른 부위의 자기 조직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후자가 전자보다 안전하고, 자연스럽지만 등쪽의 조직 공여부위에 20∼30㎝길이의 수술 자국을 남기는 게 흠이다.
그러나 로봇을 활용하면 절제수술이 정교해져 이 흉터를 5㎝ 정도로 대폭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술 후 회복도 빨라서 3∼4일만 입원, 안정을 취하면 퇴원이 가능하다.
윤 교수는 “앞으로 폴란드증후군 환자들의 자존감을 지키고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최소화하며 최상의 치료 효과를 이끌어 내는데 로봇수술이 더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짝짝이 가슴 ‘폴란드 증후군’ 재건성형수술에 로봇 활용
입력 2014-08-11 03:51